이번주 수지도서관에서 빌려 본 짧고 쉬운 책 두 권을 소개하려 한다.
하나는 "인간실격" 저자인 다자이 오사무의 단편모음집이고, 나머지 하나는 2003년 스페인 청소년 문학상을 수상한 마리아순 란다의 "침대 밑 악어"이다.
다자이오사무 단편집
:개를 키우는 이야기
:여치
:급히 고소합니다
세가지 단편으로 이루어져 지루할 틈 없이 단 한 번에 속독으로 읽을 수 있는 책이다. "인간실격"을 읽었다면 다자이 오사무의 군더더기없는 문장과 나약한 인간의 모습을 가감없이 표현하는 정직함을 알 수 있을 것이다. "개를 키우는 이야기" 단편 또한 자기합리화가 강한 주인공이 어쩔 수 없이 유기견을 키우게 되는 과정을, 소위 말하는 츤데레 어투의 어조로 말하기에 이른다.
모든 선택과 결과에 원인보다 변명이 필수인 주인공을 바라보면서, 나 자신은 과연 주체적인 인물인지 아니면 변명하고 핑계를 대며 살아가는 인물인지 고민해 볼 수 있을 것이다.
마리아순 란다, 침대 밑 악어
'스페인 청소년들은 정신분석이라는 과정을 미리 배우는 것인가!' 이 책이 2003 스페인 청소년문학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처음 든 생각이었다. 두 번째로 든 생각은 '내 독서력이 십대 청소년 수준이었구나' 일 정도로 재미있게 속독한 책이었다. 반복되는 강박증세로 인해 고뇌하고 고통받는 주인공의 생각과 기괴한 행위. 그리고 주인공을 통해 누구에게나 침대 밑 악어가 존재할 수 있다는 공포. 남들에게 말 못 할 비밀, 감추고 싶은 치부가 있는 사람이라면 그것을 해소해 줄 존재여부가 궁금할 터.
생각보다 빠른 전개로 재미있게 읽었으나, 마지막이 다소 아쉬웠던 소설이다.
좀 더 치밀하고 복잡난해 했다면? 과연 이 소설을 청소년을 위한 책이라고만 말 할 수 있었을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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